1977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수상작
소금장수
공연일시 ㅣ1977. 3. 22 - 3. 29
공연장소 ㅣ쎄실극장
옛날에 이러한 전설이 있다.
소금장수 한 사내가 장사길을 떠나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젊은 아내는 생활에 지쳐서, 밤이 외로워서, 남의 꼬임에 빠져서, 어느 날 새벽에 달아나 버렸다. 잠이 든 젖먹이를 버려둔 채... 밤새 번뇌와 싸웠으리라 소금장수가 돌아와 보니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만 울고 있다. 사내는 분노에 차서 아이를 소금 짐 위에 올려놓고 아내를 찾아나섰다. 만나면 패 죽이겠다고 이를 갈면서...
하루가 지나고 두달이 지났다. 아이는 등뒤에서 엄마를 찾으며 보채기만 한다. 아기에게는 엄마가 구세주다. 사내는 아기를 달랜다. 산넘어가면, 물 거너가면, 엄마가 꼭 있다고, 아기에게는 사내의 말이 예언자의 소리다. 엄마가 또 지나갔다. 아기는 지쳐 까부러지고 사내는 안타까워진다. 사내는 뛰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가고 또 갔다. 아이는 등뒤에서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예언자의 말씀은 아이에게 거짓말이 되었다. 사내는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에미를 찾아주리라 결심했다. 다니고 또 찾아다녔다. 사내의 의식에는 시간의 개념이 없어졌다. 미움도 사라졌다. 오로지 바라는 것은 한가지, 아기에미를 찾는 것이다. 아기가 에미를 만나면 되살아 나리라 믿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소망을 풀어주는 영검을 부리게 되리라 믿어졌다.
지금도 사람들의 소망을 풀어주는 아기를 등에 진 소금장수가 있다한다.
전설로서 우리의 의식속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신도 예언자도 거짓말쟁이도 아닌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