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민예 42주년 제151회 정기공연
2015 연극 창작환경개선 지원사업 선정작
창작소리극 부럼
공연일시 ㅣ 2015. 10. 15 ~ 11. 1
공연장소 ㅣ 예술공간 서울
줄거리
올해 72세가 된 정님은 30대 중반에 주색잡기에 골몰했던 남편과 사별 후, 아들둘, 딸 하나를 가르치고 키우느라 모진 풍상을 다 겪는다.
대학 나온 두 아들은 번듯하게 잘 사는데 막내 영애는 정님의 기구한 팔자를 그대로 닮아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 진수와 정님과 함께 같이 살고 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느라 잘 찾아오지 않는 두 아들 가족. 큰 아들네는 얼마 후 캐나다로 이민 가고, 둘째 아들은 곧 유럽 주재원으로 나간다고 한다. 그러자 정님은 아들네에게 “매 주 토요일 자신을 보러 오면 용돈을 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한다. 정님의 말에 미안해진 두 아들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만이라도 매 주 정님에게 오기로 한다.
정님이 아낌없이 용돈을 주기 시작하자, 3남매는 어머니 돈의 출처가 슬슬 궁금해진다. 어머니라는 말은 절약과 동일어였다. 홀로 자식을 키우느라 한 푼을 아껴가며 살았던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가 펑펑 돈을 쓰자, ‘혹시 로또에 당첨된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고, 급기야 ‘로또에 당첨된 게 분명하다’는 확신으로 바뀐다. 자식들은 돈다발이 나오길 기대하며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 보기도 하고, 정님에게 슬쩍 슬쩍 물어보지만 대답을 하지 않아, 돈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정님의 행동거지가 이상해진다. 알고 보니 정님은 짧은 시일에 기억을 잃는 급성 진행 치매였다. 두 아들은 정님의 기억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자 정님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돈의 행방을 알고 싶어 안달한다. 급기야 돈을 찾아 자신들의 몫을 챙기고 싶어하는 아들과 영애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지고... 서로의 앙금을 풀지 못하고, 두 아들은 출국하고 만다.
간병인의 도움 없인 꼼짝도 못하게 된 정님은 직장에 다니는 영애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치매 노인이 함께 생활하는 치매그룹홈으로 보내달라고 하지만, 영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최선을 다해 정님을 돌보기로 다짐한다. 그러나 배변처리가 안되고 가출하는 일까지 터져버리자, 영애는 눈물을 머금고 정님이 원했던 곳으로 보내기로 한다. 그런데 그룹홈의 원장에게서 영애는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정님이 그동안 그룹홈에 기부를 많이 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남은 생을 편안하게 함께 할 가족으로 이미 등록이 되어있다는 것.
정님이 그룹홈에 입소하고 얼떨떨한 정신으로 집에 돌아온 영애는 텅 빈 정님의 방을 아들 진수와 함께 청소하면서 정님이 그룹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돈의 출처가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정님 돈의 출처가 밝혀지고...! 정신을 놓을 때까지 세 명의 자식과 손주에게 마르지 않은 샘처럼 사랑을 퍼 준 어머니의 마음자리를 읽지 못한 자신이 너무도 미안해 영애는 다리를 뻗어놓고 통곡을 하고 만다.
동네 창피하다며 그렇게 하지 말라던 고물을 주워 팔아 모은 돈과 자식들에게 받은, 다 쓰지 못한 돈이 서툰 글씨로 쓴 띠지에 묶여 장판 아래에 납작하게 눌려 있었다. ‘큰 애들네, 둘째아덜네, 망내꺼...’